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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과 충·효·예 교육
충·효·예 교육은 글자 그대로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며 장병 상호간에 예의를 지키자”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 교육은 1988년도부터 육군
결전부대 부사관단에 의해서 자생적으로 시작된 교육이다. 그러던 것이 ’93년도에 전 육군에 적용되고 ’96년도에는 육군규정(381)에 반영되었으며 ’99년도에 충·효·예 교육 종합추진계획이 수립되면서 그 책임이 부사관단에서 지휘관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이 교육은 ’02년부터는 해군과 공군까지 확대하여 실시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충·효·예
교육을 군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忠’교육의 입장이다. 충을 교육하는 목적은 군인으로서 충의 대상에 대하여 보다 충실하도록 하는데 있다. 충의 대상은 국가와 국민이며 국민 속에는 내가
있으므로 나 또한 충의 대상이다. 그래서 충은 나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충의 대상인 ‘국가’를 세분(3요소)하면 영토와 주권,그리고 국민이다. 따라서 충을 교육하는 것은 먼저 영토를 보존하기 위한 각종 교육활동 즉, 나라를 지키신 선배 전우를 위로하는 충혼탑 참배 및 유적지 답사를 비롯하여 자연보호활동과 환경오염방지활동 등이 포함된다. 다음, 주권을 지켜나가기 위한 교육으로서는 역사의식과 뿌리의식을 갖도록 하는 활동이다. 예컨대 우리민족의 고유정신을 알게 하고 무궁화와 태극기의 유래 등을 알게 하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민족의 정신문화에 대하여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며 역사적으로 안보를 소홀히 했을 때마다 국란을 겪었던 일 등을 알게 하여 안보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그리고 국민을 위해서는 각종 수해와 한해복구 활동을 비롯하여 독거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돕기 등 국민을 위하는 일 들이 포함된다.
둘째, ‘孝’교육의 입장이다. 효를 교육하는 목적은 군에 와있는 자식으로 하여금 부모님이 바라시는 방향으로 군대생활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즉, 군 생활에 충실하는 것이 곧 효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교육이다.그러면서 부가적으로 부모나
친척에게 편지쓰기, 전화걸기 등을 통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걱정하시지 않게 해드리는 것이다. 예컨대 군에 가기 전에는 형제간이나 친척들에게 편지 쓰는 일이 없었던 자식이 군입대를 계기로 편지를 왕래하는등 우애를 돈독히 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흐뭇해 질 것이니 이 또한 효도인 것이다.
셋째, ‘禮’교육의 입장이다. 예를 교육하는 목적은 병영 내에서 조화와 질서를 유지케 하고 전우를 배려하며 서로 사랑하는 易地思之(역지사지)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다. 즉, 명랑하고 사고 없는 병영, 구타와 가혹행위가 사라지는 병영을 육성하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우간에 고운 말 쓰기, 서로 칭찬하기 등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는 가운데 전우애를 전투력으로 승화시키도록 하는 활동인 것이다.
넷째, 충·효·예 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이다. 이는 총력안보의 길이자 국민교육 도장화의 지름길 역할을 하는 교육이다. 이를테면 군대는 제복 입은 국민을 교육하는 교육장으로 연간 30여만에 가까운 인원을 배출하는 거대한 교육기관이다. 특히 요즈음처럼 핵가족화 현상으로 인한 가정교육의 부실과 인성보다는 입시에 치중하는 학교교육, 그리고 군 교육을 청소년 교육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군의 교육적 역할은 중요하다. 혹자는 “우리 군은 창군초기에는 야학을 통하여 글눈을 깨쳐주고 조국 근대화 과정에서는 산업인력을 육성 배출하였으며 정보화 시대의 길목에서는 컴맹을 탈출시키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인맹퇴치(인성함양)에 앞장서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충·효·예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모습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군대의 모습이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충·효·예 교육을 어떤 특정인을 위한 교육으로 보거나 시대에 맞지 않은 교육으로 폄하하며, 군에서는 불필요한 교육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군인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처사라 할 수 있다. 다만 어떻게 하는 것이 군인으로서 진정한 충성이고, 효도이며, 예의에 맞는 것인지를 알고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효·예 교육을 통해서 정신교육의 바탕을 세우고 부대관리와 지휘통솔의 기본을 바로 세우며 군사사상과 주적관 확립에 기준점이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종두, 국방일보 200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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